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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디어 체르콜리 등정을 위한 날이 밝았습니다.

 5시에 일어나 창밖을 보니 간밤에 내린 눈으로 온세상이 하얗게 변했습니다.

 다행히 눈은 그쳐서 날씨는 흐린 상태입니다. 5시30분에 간단히 아침식사를 하고

 6시에 행장을 꾸려 출발을 합니다. 바람과 추위에 대한 대비를 단단히 하고 점심으론 감자2개와 찐계란2개,사과 하나.

 마을을 지나 빙하계곡을 따라 가다가 만난 개울에는 현수교가 있었지만 지난 지진에 흔적만 남아있고 징검다리 돌을

 건너 개울을 건넙니다.  이제 산사면을 따라 지그재그로 난 길을 간후 본격적인 능선산행을 시작 합니다.

 오늘 산행은 총 9시간 예정인데, 정상에 6시간 산행후 12시쯤 도착하면 되는데  만약에 그 시간에 정상도착이

 안될것 같으면 정상은 포기하고 되돌아 내려올 예정입니다.

 

 

 

 

4층에서 내려다 본 캉진리 마을.

겨울의 한 가운데 온 것 같습니다.

 

 

 

아마도 날씨가 따뜻해 오전 10시가 넘으면 이곳은 많이 녹을텐데.

4000m고지 이상에서는 그대로 있을것 같습니다.

 

 

 

 

 

 

 

 

저 아래 보이는 계곡길을 걸어 왼쪽 산 언덕 기슭의 사선으로된 길을 올라

가파른 능선길을 계속 올라야 할 것 같습니다.

제발 날씨가 개어 주어야 할 텐데 바람을 갖고 산길을 갑니다.

 

 

 

 

 

 

 

선행 가이드와 김대원 그리고 저. 셋이서 선두팀을 형성하고 가쁜 숨을 쉬어가며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오름을 계속 합니다.

 

 

 

김대원이 아름다운 계곡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네요.

사실 이 분은 올해 칠순으로 정말 강철 체력을 자랑하십니다.

이 분의 독려가 아니었다면 저는 정상을 포기했을 것 입니다.

 

 

 

선행 가이드가 뒤에 따르는 팀이 많이 처지자 후미 가이드에 맞기고 우리는 빨리 진행하자 합니다.

모두다 정상을 못가는 경우도 생길 것 같아 동의하고 걸음을 재촉합니다.

 

 

 

 

하늘은 맑게 개이진 않지만 그런대로 시야가 확보돼 멋지 경치를 찍어 봅니다.

 

 

 

 

 

 

 

 

 

 

 

 

 

 

 

저 멀리 정상이 보이는 듯 합니다.

 

 

 

하늘이 열리는 기미가 보입니다.

차차 구름이 걷히길 기대해 봅니다.

 

 

 

구름 사이로 한반도가 나타 났습니다. 날이 개이는 좋은 신호인가......

 

 

 

그러나 희망과 달리 다시 구름이 파란 하늘을 점점 덮어 갑니다.

 

 

 

 

 

 

 

가이드가 좀 더 빠른길로 가자고 길도 없는 이런 너덜 바위길을 가로질러 가자고 합니다.

바위와 바위사이는 눈이 덮여 있어 일일히 스틱으로 찔러가며 통과 합니다.

아니나 다를까 바위틈에 발이 빠지면서 정강이에 약간의 찰과상을 입습니다.

 

 

 

 

정상과 이어지는 주능선에 오르니 4700여m쯤 되는데 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리기 시작합니다.

시야가 10여m 정도뿐 아무것도 안 보입니다. 시간은 11시가 거의 다 되갑니다.

호흡은 10걸음 걸으면 잠시 숨을 가다듬고 가야만 합니다.

이길을 꼭 가야만 하냐고 동료에게 물으면 바로 앞이 정상인데 무슨 소리야 하며 격려 합니다.

내 무거운 체중을 한탄하며 한 3kg만 줄였어도 훨씬 수월 할 텐데 하고 무거운 몸을 후회합니다.

 

 

 

 

10걸음 걷고 쉬고,또 열걸음 걷고 하다보니 눈 앞에 타르쵸가 펄럭입니다.

타르쵸를 보니 여기가 정상임을 짐작 합니다. 정상 표지석은 없고 야크 머리뼈만 덜렁 돌무더기위에

하나 얹혀져 있습니다. 허무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시야는 아까보다도 더 안 좋아져 5m앞도 안 보입니다.

이곳에서 사방으로 5000m에서 7000m급의 수많은 봉우리가 둘러싼 기막힌 전망을 자랑하는 곳인데

정말 허무합니다.

 

 

 

시각은 12시20분. 그래도 6시간 20분만에 계획대로 올랐습니다.

서둘러 인증사진을 찍고 하산 하기로 합니다.

 

 

 

정상을 인증할 만한 아무것도 없어 휴대폰 고도계를 보니 4976m 정상이 정확 합니다.

시각은 12시33분. 정상에 올랐다는 자부심만 갖고 하산 합니다.

 

 

 

하산 하다가 점심 도시락을 먹으려하니  감자 하나만 먹고 도저히 넘어 가질 않네요.

몸이 많이 탈진돼 있나 봅니다. 내려와서 저녁도 거의 먹기가 힘들더군요.

사진에 보이는 돌담은 눈보라 몰아치면 방목된 소들이 눈보라 피할수 있게 돌담을 만들어 놓은 곳이라 합니다.

 

 

 

아래로 내려오니 야크들도 날씨가 안 좋아 모두들 들판에 웅크리고 앉아 있네요.

양지는 아침의 눈이 모두 녹아 있습니다.

 

 

 

더운물로 샤워하고 야크똥 연료로 하는 난로가에 몸을 데우려 식당으로 올라 옵니다.

이 식당주인은 이곳 출신으로 한국에서 이주 노동자로 4년반 정도 일하고 돌아와

롯지를 증축하고 가족과 함꼐 만족하며 이 롯지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든 한국 트래커는 한국말 잘하는 이 롯지에 묵고, 사방이 한글로 둘러쌓여 있어

고국의 한 여행자 숙소에 와 있는것 같습니다.

 

 

 

 

자녀들이 모두 같이 일하고 있어, 돈 잘버는데 왜 외국에 유학 안시키냐고 했더니

아이들도 원하지 않고 이곳에 가족과 같이 있는게 행복하다고 합니다.

 

 

 

 

피곤에 지쳐 숙면을 하고 아침에 보니 간 밤에도 눈이 왔습니다.

오늘은 헬기로 카투만두 돌아가는 일정인데 날씨가 안 좋아 헬기가 안오면 어떡하나 했는데

가이드왈 하늘에 맞겨야죠. 합니다. 안오면 걸어서 내려가야지 방법 없습니다.

걱정말고 마지막 아침 식사나 맛있게 합시다 하네요.

산속에서 트레킹 5일차 오늘 아침식사가 쿡들이 해주는 마지막 아침식사 입니다.

 

 

 

아침식사를 하고 조금 있더니 롯지 주인장이 카투만두에서 헬기가 출발했다고 알려 줍니다.

서둘러 짐을 꾸려 헬기장으로 갑니다.

알고보니 주인장의 두자녀가 카투만두 기숙학교에서 헬기로 오고 있다 합니다.

여기서도 부자들은 다릅니다. 그저께 보았던 학생들은 걸어서 집으로 오는데 이집 아이들은 헬기 타고 옵니다.

 

 

 

헬기에 올라 부은 얼굴로 감회에 젖어 빙하계곡을 내려다 봅니다.

 

 

 

모두에게 안녕의 인사를 하고 헬기를 타고 카투만두로 향합니다.

저도 생전처음 헬기를 처음 타봅니다.

 

 

 

동료가 이륙하는 모습을 찍어 카톡으로 보내 주었네요.

 

 

 

 

히말라야 연봉을 보며 헬기는 계곡을 따라 비행합니다.

 

 

 

저 아래 버스를 타고 아슬아슬하게 지나왔던 길도 내려다 보며 헬기는 산 등성이를 너머 갑니다.

 

 

 

 

 

 

 

 

 

 

 

 

30여분의 비행만에 도착한 카투만두 공항내의 헬기 착륙장.

산행 시작점까지 8시간 걸려 도착하고 3일간의 오름을 거쳐 캉진곰파에 갔건만

돌아오는데엔 단 30분. 무언가 말이 안되지 않나요.

카두만두 시내에서 점심식사후 시내 관광을 합니다.

숙소는 첫날 묵었던 야크엔 예띠 호텔입니다.